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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경한 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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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준영의 디지털회화, 새롭게 확장되는 창작의 세계 2008.5

1. 다원주의적인 성향을 지닌 동시대 미술은 과거 오랜 시간 누려왔던 회화의 정통성에 반기를 들고 각종 규범불변의 세계를 침공의 대상으로 삼아 나름의 시대적 패러다임(Paradigm)을 생산하는 방향에서 전개되어 왔다. 즉 현대미술은 고전적 회화의 가치관을 무력화시키고 그것이 곧 이전 시대와의 변별성을 지닌 이론적 틀과 개념의 집합체로 작용해 왔다는 것이다.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출발한 이후 포스트모더니즘에 이르러 미술은 탈장르화에 따라 수없이 분화된 원자형식으로 세분화되었고 다양한 소재와 주제의식을 지닌 작품들이 개별적인 관점에서 산발적으로 이뤄졌다. 실제로 현대미술, 소급해 국내 미술계에서 현재 확연하게 눈에 띄는 현상을 꼽으라면 춘추전국시대를 맞았다싶을 만큼 왕성한 증식을 보여주고 있는 소위 코리안 팝을 비롯한 극사실주의 미술, 그리고 90년대 이후 번성하기 시작한 테크놀로지 아트, 혹은 미디어 아트라 불리는 신세대 미술의 혼용 양상이랄 수 있다. 이중 조준영이 꾸준하게 관심을 두어온 분야는 시각에 투영된 잔상들을 타블로(Tableau)로 옮겨 이미지의 재창조를 꾀하는 디지털회화, 즉 디지털 파인아트(Digital fine art)이다. 척 클로즈(Chuck Close)가 거대하고 사실적인 포토리얼리즘(Photo realism)을 통해 픽셀(pixel)의 단위를 세었고 로이 리히텐슈타인(Roy Lichtenstein)이 망점을 일일이 손으로 그려나감으로써 인쇄매체의 특성을 자신의 작품세계로 끌어들였다면 작가는 반대로 타블렛(Tablet)과 마우스, 모니터라는 간접적인 표현도구들을 이용해 순수회화의 직접성에 대중적인 의미와 가치를 부여한다. (그의 ‘표현도구들’이란 쉽게 말해 가상 세계와 현실 세계를 이어주는 가교역할을 하는 수단이며 이는 익숙한 기술적 완성이 이뤄져야 비로소 빛을 발하는 효과적인 기제랄 수 있다.)

2. 장르의 구분이 의미 없는 동시대미술에서 결과물을 제외하곤 어떤 작업방식을 갖던 반드시 필요불가결한 요소는 아니지만 작가의 경우 91년 이후 한국 디지털파인아트를 도래시킨 장본인이라는 사실에서 그의 존재는 눈여겨볼만 하다. 몇몇의 디지털아티스트들이 활동 했고 역량을 보였지만 초창기 해당 분야의 역사를 반영한다는 차원에서, 또한 오랜 시간 파인아트가 지녀온 정신성을 새롭게 조명하는 실험적인 자세 아래 순수예술이 추구해온 회화성을 오늘이라는 시간 속에서 벗겨내어 가상과 상상, 현실의 세계를 보장받을 수 있는 회화론을 이끌어 왔다는 점에서 변별성을 유지한다. 고착화된 인식의 범주를 넘어 시대적 변화에 따른 확장된 창작도구로서의 회화라는 구체성을 증거 하고 ‘시대적 변화에 따른 확장된 도구’는 그 자체로 작가와 작품세계를 가장 본질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단초로 치환되는 것이었다. 조준영은 기존 수작업에 국한되어 있던 회화를 간접적 매개를 통해 전복하거나 차원을 달리하는 양상을 전개함으로써 자신만의 조형세계를 보다 분명한 시각적 언어로 구체화시키려 노력했으며 그에 앞선 실험적 의지는 기존 회화 기법과 디지털 회화 방식의 효과적인 결부를 도출시켰다. 이는 조준영의 작품세계를 무한하게 확장하는 결과를 불러 왔다. 자신만의 사고방식 혹은 세계관을 제시, 확대하려는 시도는 그가 선택해온 소재주의를 통해 보다 극명한 유추가 가능해진다. 지금까지 작가가 화면 속에 담아냈던 소재들을 보면 상징적인 세계와 리얼리티 한 현실의 세계가 하나의 화면 속에 응집되었다가 풀어지고, 다시 질서가 부여되는 방식으로 이어져 왔음을 읽을 수 있다. 그가 화면 내부로 이입시키는 주된 소재들은 한국성에 기인한 ‘기마도’와 같은 형상들을 비롯해 형형색색의 색감만이 지층(紙層)을 뚫고 침잠하는 종교적 성찰이 엿보이는 것 등 여러 방면에서 포착된다. 최근에는 일상에서 흔히 마주할 수 있는 시지각적 인지가 가능한 풍경들과 사랑하는 가족들, 그리고 그 밖의 군상들이나 개인적인 편린까지 고루 아우르는 양상을 보이는데, 더욱 친밀한 방향에서 이뤄지고 있어 디지털아트라는 생경함을 멀리한다. 그의 소재들은 다변적이기는 하나, 하나같이 그리드(Greed)로 표현되거나 추상과 구상이 혼재된 양상으로 번져 나오는 외적인 공통점과 작가적 심상이 깊고 올곧게 투영된다는 일률적인 현상을 동반한다. 물론 판화처럼 기록의 산물이자 오리지널리티(Originality)를 담보하는 에디션(Edition)을 통해 일정량의 원본(原本)이 존재함을 고시함으로써 독창적 예술로써의 위치를 담보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3. 디지털 이미지로 이종교배를 시도함으로써 이전과는 전혀 다른 입체적인 회화성을 부여해온 디지털파인아티스트 조준영 작업의 특징은 매우 높은 구성력을 내재하고 있다는 점이다.(기실 현 시점에서 디지털회화의 대표적인 주자로 각인되고 있음 역시 이와 같은 치밀한 구성력에 기인한다고 할 수 있다.) 그는 작품 하나하나를 완성시키는데 수차례의 수정과정을 거치면서 웹 디자인에 관련된 여러 가지 기획과 구성 및 짜임새에 관련된 문제들에 골몰한다. 단순히 아이디어가 정해졌다고 해서 제대로 표현되어지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수작업 식 회화보다도 훨씬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만 하는 현실은 그의 작업에 있어서의 깊은 내밀성을 유도한다. 조준영 작업의 또 다른 특징은 기기들(새로운 창작도구로써의 매개체들) 특유의 느낌에서 비롯되는 이질감으로부터 생각 이상으로 자유로운 여운을 감지할 수 있다는 것에 있다. 그의 작품들을 접하면 누구라도 간접적인 메커니즘(Mechanism)을 활용하니 메탈(Metal)에 가까운 느낌을 전달할 것이라는 생각은 편견에 지나지 않았음을 체감할 수 있다. 오히려 그의 그림들은 믿기지 않을 만큼 회화적 변주가 강해 단지 컴퓨터가 알아서 다 해줄 것이라는 오해를 무색하게 만든다는 게 맞다. 하지만 조준영의 작품에서 무엇보다 의미 있는 것은 그가 탐구하고 있는 회화자체의 전통적 가치에 디지털이라는 탈기법적 운용으로 회화의 특성과 디지털회화의 우수함을 매우 다양하고 개성적으로 적용하고 있다는 점이며 그 운용의 미를 적절히 자신의 화풍으로 변모시켜 나가고 있다는 것에 있다. 이것은 작가 자신의 문제를 비롯해 즉시각적 인식을 필요로 하는 불변적인 사상과 공존하면서 새로운 인식론(認識論)을 제시하는 것으로, 결국 그의 디지털파인아트는 과거에 이룩해온 산물들을 더욱 부각시킬 수 있는 도구로서 이해할 수 있지만 미래를 조명해보는 차원에서 해석될 수도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기도 하다. 한편 오늘날 그의 작업은 대중성과 전문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포획하려는 의도 아래 여러 실험적 과정들이 그림 속으로 이입되고 있다. 그동안 다소 간의 공백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새로움을 쫒으려는 의지는 그 어느 때보다도 명징한 색감과 밀도로 대체되고 있다. 이제 그에게 있어 디지털파인아트는 예술적 창작 작업을 확장시키는 도구이자 작가 나름의 예술적 미학을 더욱 공고히 해주는 역할을 하는 듯 여겨진다. 특히 <일상>, <생각>, <휴식>이라는 제목의 작품이나 <내 마음의 풍경>, 그리고 새롭게 선보이는 영상 설치작품들을 보면서 우리는 그가 전위적인 기법 위주에서 대중 친화적인 내용으로의 전환을 통해 보다 새로운 미학적 발전을 이룩하기 위한 발걸음을 내딛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그 성과가 궁극적으로 어느 단계에서 완성될지는 아직 가늠할 수 없지만 일단 긍정을 담보로 함은 분명해 보인다.■



Zo Zoon-young's Digital Fine Art - A World of New, Expanding Creation 1. Art of the contemporary era is often pluralistic. It gradually produces its own paradigm by revolting against, for example the legitimacy of painting, or invariable cannons. In other words, contemporary art incapacitates conventional views of painting, and embraces sets of theories and concepts different from history. Art during Post-modernity segmented into numerous genres, producing artwork with a variety of subject matter and themes. Since the 1990s, within our domestic scene, an outstanding art tendency mixed varieties of Korean Pop, hyperrealism, technological and media art. Typical of this tendency, Zo Zoon-young works using digital fine art, reproducing images by transferring afterimages into tableaux. However, while Chuck Close creates enormous photo realistic work with pixels, and Roy Lichtenstein uses printing techniques, painting half tones one by one, Zo uses indirect __EXPRESSION__ tools such as a computer-tablet, mouse, and monitor, to lend popular meaning and value to so-called pure art. (Zo's tools are simply a bridge between imagination and reality, and are most efficient when other techniques are complete).

2. Since 1991, Zo's presentation of Korea's digital fine arts to the world has marked his presence in Korea's art scene. But Zo's art is distinguished from other digital artists of this scene by his attempts to depart from the pictorial qualities of pure art, and his use of illusion, imagination, and reality, through an experimental attitude that sheds light on the spirituality of fine art. Zo thus proves the concreteness of painting as a means of extended creation, beyond fixed categories of awareness. The means of the work itself thus becomes a clue to a fundamental understanding of the artist and his art world, which embodies the world of his own form, in a unique visual language, overturning conventional painting, heavily reliant on manual labor. His will to experiment mixes conventional painting techniques with digital painting methods, to result in an infinite expansion of his art world. His main subject matter is the presentation and expansion of his thinking and view of the world, where symbolism and realism coheres, dissolves, and rejoins on a single canvas. Added to this, horse riding and religious reflection appears. Recently, Zo has also employed landscapes, beloved families, groups of people, and personal fragments. By addressing these in a familiar manner, Zo's art transcends the awkwardness of digital art. With various subject matter, Zo's work shows the mixture of figuration and abstraction in its outer appearance, reflecting profound mental images. Like prints, his digital artworks bear originality as an outcome of recordings, noticing that their originals exist and attaining their position as an ingenious art form.

3. A digital fine artist Zo Zoon-young presents a three-dimensional pictorial quality completely different from previous paintings by attempting the hybridization of digital images. One of the distinctive characteristics of his work is the highest level of minute composition which enables him to position as a leading artist of digital art. Each work involves several processes of modification, various planning and composition. His work is much more labor-intensive and time-consuming than painting, thereby bringing about profound subtlety. Another feature of his digital work inspires more liberal lingering than we expect that is derived from heterogeneity provoked by the use of unique creative mediums. All viewers expect his work to have a metallic feel due to its indirect mechanism. But, they soon realize it is just a prejudice. Pictorial variation stands out in his work, and therefore computer work is not all. Zo creates his own idiom through a diverse, distinctive application of conventional value of painting and the feature of digital art, thereby demonstrating the superiority of digital fine art. It exists with invariable thought and presents the new theory of perception. As a result, Zo's digital fine art is to emphasize past outcomes and can be interpreted as the new type of art to shed light on the future of art. Zo conducts a wide variety of experiments to satisfy popularity and expertise. His will to pursuit newness brings about vivid color sensation and density. For the artist, digital fine art is a means to expand the sphere of his art and to reinforce his own aesthetics. In a series of his work such as Everyday, Thought, Rest, Landscape in My Heart, and other videos installations, we notice that he moves to more familiar contents from avant-garde techniques, in order to achieve a new aesthetic development. Although we are not able to judge which position his digital art positions now, it is sure that his art attains positive results.